🪷 불교 야화제 20야
밤중에 마신 해골물과 원효의 깨달음
당나라 유학 중 해골에 고인 빗물을 달게 마신 원효는 아침에 그 사실을 알고 구토를 했다. 그는 모든 것이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는 진리를 깨닫고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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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는 의상과 함께 당나라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칠흑 같은 밤이 깊어지자 땅굴 속에서 하룻밤을 청했습니다.
목이 너무나 말랐던 원효는 어둠 속에서 손을 뻗었습니다. 다행히 손끝에 바가지가 걸렸고 차가운 물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아, 참으로 달고 시원한 샘물이구나."
원효는 기뻐하며 단숨에 물을 다 들이켰습니다. 목마름이 가시고 비로소 단잠에 빠져들었습니다.
날이 밝아 눈을 떴을 때 원효는 놀라 굳어버렸습니다. 그들이 밤을 보낸 곳은 비바람에 드러난 옛 무덤이었습니다.
손에 들었던 것은 바가지가 아닌 썩은 해골이었습니다. 빗물과 썩은 피가 고여 구더기가 들끓는 물이었습니다. 깨달음과 동시에 뱃속이 뒤집히며 거센 구토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 순간 원효의 마음속에 커다란 번개가 쳤습니다. 헛구역질을 하다 말고 자리에 가만히 앉았습니다.
"밤에는 달콤했던 물이 아침에는 구토가 되는구나. 물은 변함이 없는데 오직 내 마음이 바뀐 까닭이다.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로구나."
원효는 그 길로 당나라 유학을 포기하고 돌아섰습니다. 스승을 찾아 먼 길을 갈 필요가 없었습니다. 진리는 당나라에 있지 않고 지금 서 있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되새김. 마음이 생기면 온갖 법이 생기고 마음이 쉬면 무덤조차 편안한 방이 됩니다. 오늘 당신을 온종일 괴롭히고 모나게 만든 것은 외적인 환경이었습니까, 아니면 마음이 스스로 지어낸 분별이었습니까. 오늘 밤 당신의 손에 쥐어진 찻잔을 가만히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