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 야화제 16야
바람도 깃발도 아닌 마음이 움직입니다
바람과 깃발이 움직이는 것을 두고 다투던 두 승려에게, 혜능은 움직이는 것은 바람도 깃발도 아닌 오직 그대들의 마음뿐이라고 일깨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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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산사 주위를 차갑게 맴돌았습니다.
법당 앞 높이 솟은 깃대에 긴 깃발이 나부꼈습니다.
두 승려가 깃발 아래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두 사람의 시선이 한곳에 가만히 멈추었습니다.
한 승려가 손가락으로 공중을 가리켰습니다.
"보게나. 눈앞에서 바람이 이렇게 움직이고 있네."
다른 승려가 곧장 고개를 저으며 반박했습니다.
"아닐세. 진정 움직이는 것은 저 천 깃발이라네."
말다툼은 오래도록 이어졌습니다.
바람이 분다고 하면 깃발을 핑계로 삼았습니다.
깃발이 흔들린다고 하면 바람을 끌어왔습니다.
목소리는 점점 커졌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그때 한 사내가 두 사람 곁으로 걸어왔습니다.
나무꾼 차림의 낡은 누더기를 걸친 이였습니다.
훗날 육조라 불릴 혜능 스님이었습니다.
혜능은 두 승려의 다툼을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사내가 낮은 목소리로 차분하게 입을 열었습니다.
"바람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깃발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움직이는 것은 오직 그대들의 마음입니다."
뜰 안을 채우던 소란이 순간 조용해졌습니다.
두 승려는 아무런 말도 잇지 못했습니다.
바람과 깃발은 그저 제자리에 흘러갈 뿐이었습니다.
흔들린 것은 헛된 마음의 분별이었습니다.
세상은 본래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습니다.
그것을 쥐고 흔드는 것은 언제나 우리입니다.
되새김. 깃발도 바람도 아닌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타인의 말 한마디에 내 하루가 붉어지고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오늘 밤 하나만 묻습니다. 지금 당신을 흔들리게 하는 것은 세상입니까, 그대의 마음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