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 야화제 15야

차나 한 잔 마시고 가게

조주 선사는 처음 온 승려에게도, 전에 와본 승려에게도 똑같이 차를 마시고 가라고 말합니다. 과거의 기억과 분별을 내려놓고 온전히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라는 깊은 가르침을 전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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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 선사가 머물던 조주 관음원에 한 승려가 찾아왔습니다. 선사는 멀리서 찾아온 승려를 가만히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전에 이곳에 와본 적이 있는가?" 승려가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답했습니다. "없습니다. 이번이 처음입니다." 선사는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차나 한 잔 마시고 가게."

잠시 후 또 다른 승려가 다가와 인사를 올렸습니다. 선사는 이번에도 똑같이 물었습니다. "전에 이곳에 와본 적이 있는가?" 승려가 반갑게 대답했습니다. "예, 예전에 온 적이 있습니다." 선사는 역시 같은 말을 건넸습니다. "그렇다면 차나 한 잔 마시고 가게."

곁에서 이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원주 스님이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선사의 뜻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원주 스님이 다가가 물었습니다. "스님, 처음 온 이에게도 차를 마시라 하셨습니다. 이미 와본 이에게도 차를 마시라 하시니 어찌 된 까닭입니까?"

그러자 조주 선사가 원주 스님을 크게 불렀습니다. "원주야!" 원주 스님이 깜짝 놀라 바로 대답했습니다. "예, 스님." 조주 선사는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차나 한 잔 마시고 가게."


되새김. 처음 온 사람이든 다시 찾아온 사람이든 상관없이 그저 마주한 지금 이 순간 차 한 잔을 마실 뿐입니다. 우리는 이미 지난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분별에 갇혀 마주한 오늘을 놓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 밤 나를 가로막는 생각들을 내려놓고 온전히 차 한 잔을 기울여 봅니다.

#조주#선#공안#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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