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 야화제 2야
라싸의 노파, 궁전 안을 걷다
1924년 외국인 여성의 입국이 금지된 티베트 라싸에 노파로 위장해 잠입한 알렉산드라 다비드-넬의 14년 간의 여정을 통해 걷는 것 자체가 수행임을 전합니다.
1924년 겨울, 한 노파가 라싸의 성문을 통과했습니다. 해진 추파를 걸치고, 얼굴엔 숯과 버터를 발랐습니다. 발은 동상으로 부어 있었습니다.
그 노파의 본명은 알렉산드라 다비드-넬이었습니다. 파리 출신의 프랑스 여성이었습니다. 당시 티베트는 외국인, 특히 여성에게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그녀는 무려 14년을 준비했습니다. 불어와 티베트어로 경전을 읽고, 선승들 곁에서 수행했습니다. 모욕과 추방도 여러 번 겪었습니다.
마지막 여정은 히말라야를 두 달 넘게 걸어서 넘는 것이었습니다. 영하의 눈보라 속에서 지도도 없이 걸었습니다. 동행한 양자 용덴만이 길을 함께 했습니다.
성안으로 들어선 뒤, 그녀는 포탈라 궁전 앞마당까지 걸어 들어갔습니다. 경비병들은 그 노파를 그냥 지나쳤습니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궁전 처마 아래에서 그녀는 잠시 멈춰 섰습니다. 나중에 그녀는 이렇게 썼습니다. "나는 이 순간을 위해 살았다. 그러나 막상 여기 서니, 도착이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 말이 오래 남습니다. 목표에 닿는 순간, 목표는 이미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걷는 것 자체가 수행이었다는 것을.
되새김. 알렉산드라는 라싸를 향해 걸었지만, 진짜 길은 걷는 동안 그 안에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 곁에도 오래 바라보던 문이 하나쯤 있을 것입니다. 그 문 앞에 설 때, 이미 충분히 걸어온 자신을 먼저 보십시오.